트랜지스터 진화: 평면에서 FinFET, GAA까지
칩 안에는 수백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다. 트랜지스터는 결국 전류를 켜고 끄는 아주 작은 스위치다. 스위치의 손잡이에 해당하는 부분이 '게이트', 전류가 흐르는 통로가 '채널'이다. 게이트가 채널을 얼마나 꽉 쥐고 통제하느냐가 트랜지스터의 성능을 좌우한다. 반도체 미세화의 역사는, 게이트가 채널을 점점 더 단단히 감싸 안기 위해 모양을 바꿔온 역사다.
평면 트랜지스터의 한계: 새는 수도꼭지
초창기부터 약 2011년까지 쓰인 평면(planar) 트랜지스터는 채널 위에 게이트가 얹힌 평평한 구조였다. 게이트가 채널의 윗면 한쪽만 누르는 형태다.
트랜지스터가 작아질수록 채널이 짧아진다. 그러자 게이트가 '꺼라'고 명령해도 전류가 새어 나가는 누설 전류(leakage) 문제가 심해졌다. 잠근 수도꼭지에서 물이 줄줄 새는 셈이다. 위 한 면만 눌러서는 짧아진 채널을 통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누설은 전력 낭비와 발열로 직결된다.
FinFET: 채널을 세워 3면을 잡다
2011년 인텔이 22nm에서 처음 양산한 FinFET이 돌파구였다. 핵심 발상은 단순하다. 평평하게 눕혀 있던 채널을 상어 지느러미(fin)처럼 수직으로 세우고, 게이트가 그 지느러미를 좌·우·위 3면에서 감싸는 것이다.
한 면만 누르던 게이트가 세 면을 쥐자 통제력이 급상승했다. 누설은 줄고, 같은 전력에서 더 빠르게 켜고 끌 수 있게 됐다. FinFET은 22nm부터 3~4nm급까지 약 10년 넘게 첨단 공정을 책임진 주력 구조가 됐다.
FinFET의 한계와 GAA의 등장
하지만 미세화가 3nm 안팎에 이르자 FinFET도 힘에 부쳤다. 채널을 세 면만 감싸다 보니 바닥 한 면이 여전히 통제 밖이고, 성능을 더 키우려면 지느러미를 더 높이거나 개수를 늘려야 하는데 이마저 한계에 다다랐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GAA(Gate-All-Around). 이름 그대로 게이트가 채널을 4면 전체로 완전히 감싼다. 채널을 가느다란 띠(나노시트) 여러 장으로 만들고, 그 사이사이로 게이트 물질이 빙 둘러싸는 구조다. 누설을 더 강하게 억제하고, 띠의 폭을 조절해 성능을 미세 튜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생겼다. 삼성은 이 나노시트 방식을 MBCFET이라 부른다.
| 구조 | 게이트가 감싸는 면 | 대표 적용 시기 |
|---|---|---|
| 평면(Planar) | 1면 (윗면) | ~2011년, 28nm 이상 |
| FinFET | 3면 (좌·우·위) | 2011~, 22nm~3nm급 |
| GAA / MBCFET | 4면 (전체) | 2022~, 3nm·2nm 이하 |
누가 언제 바꿨나
- 삼성: 가장 먼저 움직였다. 3nm(3GAE)부터 MBCFET(GAA)을 도입해 "업계 첫 GAA 양산"을 내세웠다.
- TSMC: 3nm(N3)까지는 검증된 FinFET을 유지하고, 2nm(N2)부터 GAA 나노시트로 전환했다.
- 인텔: 18A 세대에서 GAA 구조(RibbonFET)를 도입했다.
전략은 갈렸다. 삼성은 신기술 선점을, TSMC는 안정적 수율을 택한 셈이다.
그다음은? 채널을 쌓는다
GAA가 끝이 아니다. 다음 단계로는 N형·P형 트랜지스터를 위아래로 포개는 **CFET(Complementary FET)**가 연구되고 있다. 평면 → 입체(Fin) → 감싸기(GAA) → 쌓기(CFET)로, 공간을 세로로 더 알뜰하게 쓰는 방향이다.
한 줄 정리
트랜지스터는 게이트가 채널을 더 꽉 쥐기 위해 평면(1면)에서 FinFET(3면)으로, 다시 GAA/MBCFET(4면)으로 진화했으며, 다음은 채널을 수직으로 쌓는 CFE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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